서재

후흑학

눈써비 2022. 3. 5. 22:21

어린 시절 내가 세상을 보는 좋은 기준을 세워준 책이 성경과 삼국지이다.

정확히 성경은 책으로 읽은 것 보다는 어린시절 교회에서 보고들은 것들이지만,

모든 인간은 과도한 욕심을 부리고, 역사를 통해 과도한 욕심을 부린 인간들이 망해가는걸 배워서 알면서도,

모든 인간이 과도한 욕심을 동일하게 부리고 동일하게 망해간다.

욕심을 피해 우리가 보기에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인간은 굉장히 적다. 

 

이후로 청소년기에 이문열 평전 삼국지나 한명회를 보면서 굳히기에 들어갔다.

내가 아는 한 역사에서 완벽에 가깝게 욕심을 이겨낸 사람이 한명회라고 생각한다.

킹메이커라는 엄청난 욕심을 가졌지만 목표 달성 이후 적당한 욕심과 적당한 타협으로 여생을 잘 보내셨다.

(토사구팽을 피해 권력을 아예 내버린것 같은 장자방과는 사뭇 다르다.)

 

최근에 후흑학이라는 책을 추천받고 읽게 되었는데 지금이라도 읽게되서 좋지만 청소년기에 알았다면 내 삶에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

 

실제 청나라 말기에 리쭝우 라는 분이 쓴 책으로 후흑을 통해 나라를 구하자 라는 책이고,

후(면후:뻔뻔함)

흑(심흑:음흉함)

을 지닌 역사 속 인물들을 평가하고, 상황들을 평가한다.

조금 웃기게 이문열님의 평전 삼국지 초반 장면인 유비가 노인을 물에서 건너게 해주면서 ,

좋은 일을 하는것이 당연히 보답을 받기 위한 것이지만 스스로도 속일 만큼 진심으로 한다. (정확한 워딩은 찾아봐야하고 내가 띵~ 하고 맞은것 처럼 마음에 품게된 생각이다.) 라고 했던 것이 심흑의 본질로 보인다. 

나도 원래 성격이기도 하지만 배운데로 아예 속이는 것은 잘 못하겠고 아예 안하거나 하게되면 진심으로 해버린다. 이정도면 나도 유비와 이문열님 덕분에 심흑의 대가? 

 

책은 원서 번역본이 있는듯하고, 신동준님이 쓴 책이 현재 내가 읽은 책인데 후흑의 평전버전으로 보인다. 

후흑을 간단히 소개하고 의견을 많이 내시는데, 중국 역사를 꿰고 계신듯 해서 놀랬고, 찾아보니 경력이나 저술활동이 대단하신 분같다.

읽다보면 식견에 놀라고, 

이해가 안되서 몇번이나 다시 읽은 부분도 많다. (확실히 어릴때보다 뇌의 피지컬이 떨어진다. 순간이해도가 떨어짐)

 

책 내용 정리를 해서 나중에 찾아보려고 했으나, 빠른 포기.

언젠가 나도 책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리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안될 듯 하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이 불혹도 살짝 넘긴 이 나이에 모든 것을 받아드릴 수는 없고, 쉽게 현재 패턴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후흑의 대가를 만났을때 쉽게 무너지지 않을 자신감.

나의 처세술 기준을 조금 더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당연히 원서 번역본도 읽을 생각이다.

 

곽자의라는 역사속 인물을 알게되었는데, 한명회는 감히 따라가지 못할 인물이다.

역시 대국에는 말도 안되는 인물이 있구나.

물론 저자가 어떤 성향인지도 모르고, 실제 곽자의의 생애을 더 들여다 봐야겠지만 거의 확신에 가깝게 말도 안되는 인물은 맞아보인다.

욕심을 참는 그릇. 충성의 그릇. 사람을 위하는 그릇.

 

책의 다양한 내용도 내용인데 이런 걸출한 인물을 하나 알게된 것도 굉장한 수확이다.

 

가까이 두고 몇번 더 읽어도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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