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씌여진 글

유년의 추억1 - 정전

눈써비 2011. 7. 18. 23:40
에디슨이라는 고마운 사람 덕분인지 어릴적에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은 깊은 심연이라고 생각할만한 어둠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온세상이암흑으로 뒤덮이는 공포와 어머니께서 주섬주섬 챙겨오신 촛불이란 것의 위력을 알게되었다
이 작디작은 불씨가 본능적으로 느끼는 어둠에 대한 끝모를 공포를 쫓아내주며 크나큰 감격으로 다가왔었다

조금전 퍽하는 소리와 함께 온동네가 정전이 되었다 주변에서 "억" 하는 외마디 비명과 암흑이 찾아왔다
스티브 잡스라는 고마운 사람 덕분인지 아무렇지않게 아이폰을 꺼내 유진이한테 정전을 알리고 양치를 했다

어둠속에서 구석구석 양치를 하며 어린시절 꼼꼼히 챙겨둔 양초의 위치가 기억이났다
그렇다 적어도 내가 어린시절 우리나라는 아직 못살았고 잦은 정전으로 언제나 양초와 성냥을 찾기쉬운 곳에 두었다
정전이 되는날엔 옹기 종기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우곤했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잘살게 되었지?
양초의 위치를 기억하지 못하는건 언제부터였을까?
응?이젠 어둠이 무섭지 않은가?

갑자기 정전이 될 때의 끔찍한 어둠과 공포, 조그마한 촛불의 축복이 그리워진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반응형

'쉽게 씌여진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부자가 되고 싶은가  (4) 2011.08.16
KT 불만  (4) 2011.08.01
티스토리 초대장 배포합니다.  (12) 2011.06.14
바다폰에 관한 간단한 고찰  (0) 2011.06.04
어느날 문득 적었던 나의 일기 (2009.5.23)  (5) 2011.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