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씌여진 글

수능 킬러 문항

눈써비 2023. 6. 24. 12:28

10~20년 전 내가 쓴 글을 다시 볼 때가 있는데,

대견스러운 글도 있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글도 있다. 후자가 더 많지만.

 

다만 어린 나, 젊은 나, 치기어린 나, 성숙한 나 모두 나이고 

시기마다 관점도 달라지기에 그런 부분도 그 시절 글을 읽어보는 즐거움이다.

 

최근에 내가 꽂힌 부분은 나 같은 사회성이 떨어지는 인간이 어떻게 학교를 다니고 군대를 다녀왔을까? 이다.

2015년에 회사를 빠빠이 하면서 현재와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 생각은 못해봤는데,

돌이켜 보면 10대 쯤 알았더라면 통제된 삶을 견디지 못했으리라.

어쨋든 현재 가장 즐거운 부분은 "월급"을 받지 않으니까 많은 것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기요사키의 가르침인데 가장 안정적으로 보이는 것이 가장 위험할 수 있고, 자유도 또한 가장 억압할 수 있다 라는 관점.

 

사실 누군가 주는 고정된 "월급"이 없다는 점은 가장 불안정해 보이지만,

이 "월급" 이란 것도 직접 세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 자유도가 급증하면서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서론이 길었고 본론으로.

 

재미있는 부분은 교육 과정이란 것이다.

대학 시험은 교육과정에서 배운 문제를 내야한다. 

핵심 이유는 사교육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의 핵심 이유는 "대학"이란 것이 이후 우리의 많은 인생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학 이후로의 인생에 교육과정이라는 것이 있는가?

대학에서도 제한된 커리큐럼은 있지만 스스로 수강신청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어느정도 자유도를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이후의 인생은 우주라는 범위에서 모든 것은 본인이 결정해야한다.

 

개발을 하다보면 "전자정부 프레임워크" 라는 것 있다.

워낙 개발자 수준이 다르고 다양한 언어가 있다보니 구축 후 업체가 바뀔때마 문제가 있어서 정부가 통제를 하게 되었다.

이것을 몇 번 사용해봤는데 "상향 평준화"와 "하향 평준화"에서 고민이 든다.

 

극단적인 비유를 들자면

100점짜리 개발자가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면 30점짜리 개발자가 된다.

5점짜리 개발자가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면 30점짜리 개발자가 된다.

(실제로 100점이 30점이 되진 않고 70점으로 삭감되겠지만 극단전인 비유임을 고려)

 

개인적으로 이 바닥에서 십 몇년 굴러보니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는 굉장히 잘 만든 쓰레기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5점짜리 개발자를 계몽하여 70점을 만드는 것이 좋을까? 도구를 쥐어줘서 30점짜리 만드는 것이 좋을까?

100점짜리 개발자에게 도구를 강제하여 30점으로 낮춰버리는 것은 어떤가?

나는 이렇듯 부정적인 의견이지만 

30점 미만의 개발자 전체 숫자가 30점 초과의 전체 개발자보다 10배 이상 많다라고 정의하면 굉장히 효율적이긴하다.

(물론 이것 마져도 10배적은 개발자들이 날개 다는게 전체적으로 효율의 극대화라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내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의 장점에 대해서 늘 각성하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장할 수가 없다.

 

즉 이것이 상향평준화인가 하향평준화인가는 관점이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교육과정"을 벗어난 킬러 문항.

이것도 같은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나 더 나가면 이것이 사교육의 문제를 해결할까?

그리고 또 나가면 그렇게 보호받으면서 공부한 것들이 실제 인생에 도움이 될까?

 

우리나라가 이정도 성장한 동력 중 위 관점에서 상(하)향평준화 정책이 많이 공헌했다고 생각은 한다.

 

다만 이제는 못하는 사람들을 올려주더라도 잘하는 사람 날개를 꺽는 행동은 슬슬 그만두고 

공정, 분배, 성장에 집착하기보다는

우리나라도 잘하는 사람은 잘하게 , 못하는 사람도 더 잘하게 하는 토대를 마련해야한다고 본다.

 

부모가 부자여서 사교육을 빵빵하게 받는것

부모가 가난해서 사교육을 한번도 받지 못한 것

그래서 킬러문항은 사교육을 받은 사람이 잘보니까 아예 배운데서만 킬러문항을 낼 수 있게 하는 것.

 

중요한 것은,

"저쪽은 부모가 부자인데 문제도 나같은 애들은 배운 적도 없는 것을 내서 나는 대학도 못가" 가 아닌

"저쪽은 부모가 부자여서 킬러문항을 풀어 더 좋은 대학을 갔을지라도 이 후 인생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격차를 좁혀보자" 가 되어야한다.

 

극단적으로 킬러문항이 없어져서 대학입학이 "공정"해 진 이후에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동안에 저쪽은 유학,어학연수,각종 학원을 다녀서

같은 대학 졸업 후 스펙이 달라서 대기업 채용할때 공정하지 못하니까 [유학,어학연수]등을 배제합시다.

라고 하면서 대기업 채용법을 만들 것인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극단적인 정책이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해보고 사회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문화를 나 죽기전에라도 만들어 보고 싶다.

 

그런데 글이 쉽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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