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씌여진 글

응답하라 1997

눈써비 2012. 9. 10. 00:13

1998년부터 알고 지낸 녀석이 알려준 - 응답하라 1997 -
주인공은 우리보다 한살 위야, 주옥같은 노래들이 나와.
노래 목록을 보니 낙엽 구르는 것만 봐도 웃어제끼는 시절의 주옥같았던 노래들.
사실 사춘기 소년들도 욕정만 넘치는 것이 아니라 소녀들처럼 감수성도 넘칩니다. 
야동만 보는 것이 아니라 노래도 들어요. 라디오도 듣고.
그래서 그 시절 노래가 나오면 감수성을 자극한다고요.

그리고 네이트온 대화명을 보고 말시켜서 동갑내기 회사 여 선배님으로 부터 얻게된 파일들.
음..전 유명 블러거가 아니니까 이정도 불법으로 벌금형에 쳐해지진 않것죠.

노래, 소품, 윤제 따위 남들이 주목하는 드라마의 중요한 구성은 남들이 수천번 얘기했을 테고
중간 중간 나오는 뉴스, 라디오, 지나가는 행동들에 대해 쓰자면 손이 아프고,
남들이 주목하지 않을 듯한 내가 주목하는 드라마의 행복한 요소들.

매점에 모여서 삼삼오오 떠들고 있다.
윤제는 시원이의 커피우유를 빨대를 꽂은 상태로 주거니 받거니 먹고 있다.
이때 둘의 행동은 그냥 배경 같은 모습. 갑자기 시원이가 화를낸다.
니 혼자 다먹노
유정이가 슬그머니 자기 커피우유를 마시라고 주고 윤제는 빨대를 빼고 마신다.

이후에도 회차가 넘어가서 둘이서 같은 빨대로 먹는 모습이 목격된다.
또한 붕어빵 먹기 - 팥을 안먹는 초딩 입맛 윤제를 위해 꼬리를 떼어 주고 팥은 자기가 먹는 자연스러운 모습.
사실 윤제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시원이는 팥을 좋아한다. (이런 설정 너무 좋네)

이러한 연출들은 우리에게 구구절절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 둘 사이에 아무도 껴들수 없는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다.
델리스파이스의 "고백" 노래도 자주 나오는데 이 노래의 모티브는 아다치 미츠루의 원작만화 H2
이 만화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서로를 깊이 알고 있는 소꼽 친구와 우정 사랑 삼각 관계를 여유의 미학으로 보여주는 본격 스포츠 만화 ㅋㅋㅋ
감기 등 서로의 컨디션 이상을 본인보다 소꼽친구가 더 먼저 알아차리는...
(이 또한 아다치 미츠루를 몇년 정도 접해봐야 이해함)
아마도 작가, PD 중 아다치 미츠루 매니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여튼 나의 로망 - 
장차 마누라님과 이정도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이 끼어들 수 없는 아우라를 마구 풍기며 살기

그 다음으로는 모든 장면 하나하나 버리지 않고 집중해야 하는 묘미
시원이가 윤제더러 서울대에 가라고 뽑아온 S자는 윤제형의 소나타의 S자
HOT와 젝스키스의 싸움에서 나오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패러디 폭소
마크주커버그와 안철수 형님을 합성한 윤제형
이외에 지면상 자르는 장면들과 내가 미쳐 발견치 못햇을 장면들

대망의 마지막회를 앞둔 시점
당연히 형수는 의사선생님, 시원이 남편은 윤제로 마무리
반전을 만들거나 드라마를 질질끌면 지금까지 잘 만든 드라마 망칠듯.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