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다.
날씨도 좋고 (미세먼지는 나빴다. 기온이 섭씨 6도),
컨디션도 좋았다.
코스도 마음에 들었다.
아침에 눈 떴을 땐 뛰기 너무 싫어서 점심때 따뜻해지면 해야지였는데,
점심 빵 흡입 후 3시쯤 돼서 왠지 오늘 하프에 성공할 듯했다.
그리고 부동산 계약덕에 알게 된 새로운 코스
남쪽으로 가는 길
분당에는 사람이 넘쳐나는데 이쪽은 가면 갈수록 사람이 없어졌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8.9km에서 길이 끊긴 것이었다.
그래도 혼자 달리기에 너무 좋은 코스였다.
12킬로 지점부터는 별생각 없이 속도가 느려지지 않게 발 굴림의 반복이었다.
농구의 스크린 아웃이 생각났다.
너무 세게 밀어도 안되고 밀려도 안되고, 겉으로 보기엔 버티기인데 그 안에서 밀고 당기기가 펼쳐진다.
너무 세게 밀면 파울이고, 밀리면 자리를 뺏겨 되찾기가 어려워진다.
달리기 속도가 너무 올라가도 금방 지칠 거라 안되고,
너무 처져도 안된다. 처지면 심박대비 능력치가 덜 나오게 된다. 그리고 다시 올리려면 힘을 많이 소비한다.
돌아오는 길에 17킬로 지점에서 살짝 고민이 생겼다.
이대로 집으로 들어오는 길을 택하면 1킬로 정도.
아무리 배가 불러도 라면 한 개 정도는 먹을 수 있지 않나
아무리 힘들어도 2킬로 정도는 뛸 수 있지 않나
그런데 그 2킬로의 품질도 문제다.
현재까지 달려온 것과 남은 것을 그려보자면,
유지를 하면 2시간 안에 달성은 가능하다!!!!
그래서 그 2킬로가 꽤나 힘들었다.
인생 살다 보면,
그깟 2시간을 달성하나 안 하나 20킬로 뛴 게 중요한데 말이지.
막상 그 상황이 되면 한 번 무리해서 도전해보고 싶은 게 또 인간인지라.
그리고 끝난 후 생생한 감정
아 시x 존x 힘들다.
그렇지만 매우 뿌듯하다.
올해 슬슬 또 페이스 올린 후
내년에는 30킬로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