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확장된 표현형

눈써비 2024. 5. 19. 06:13

The Extended Phenotype

Phenotype 단어는 낯설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입이 닳도록 "확장된 표현형"을 강조한 듯해서 꼭 읽고 봐야 했다.

직접 읽어보니 80%는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 맥락을 따라가 보았다.

 

사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1981년 6월 - 즉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다행히 어마 자궁에 있던 시절) -

에 작성된 서문에 우리 언어(영어)가 남성형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언급이 나온다.

상상의 독자 절반 - 도킨스의 친구의 절반과 마찬가지로 - 은 여성이고, 영어에 중성적 의미의 단어가 없어서 표준적 관습에 따라 he를 썼다.라는 정도로 적어두었다.

코스모스의 서문인가 어디서도 칼 세이건이 비슷한 글을 적었던 듯 한데 (기억의 조작일지도, 이 글을 쓰면서 근거를 적고자 코스모스를 뒤적여 봤는데 그런 내용을 찾지 못했다.)

 

아직은 우리사회(한국)에서 꽤 괜찮은 책을 읽었을 때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을 본 적이 없긴 하다.

내가 너무 적은 책을 읽어서 그럴지도.

 

어쨌든,

우리가 꽤 오랜 시간 동안 따라가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글을 작성하면서 성별까지도 고려하는 학자가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편견과 반대 의견을 존중하게 될까.

 

....

 

이기적 유전자에서 마지막 편에 이 책의 요약본이 나오는데 그 내용이 전부긴 하다.

적어도 나 같은 일반인이 읽기에는.

 

다만 관점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네커 정육면체도 언급하고,

진행 중에도 굉장히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며 주장을 확고히 한다.

네커 정육면체 비유는 아마 기요사키의 동전의 양면을 옆에서 바라보자라는 것과 닮아 있다.

 

점점 늙어가면서 몸의 부상이 잦아지듯,

뇌 또한 유연성을 잃어 간다. 

노력을 하지만 도저히 막지 못하는 부분도 있긴 한데, 그것도 유전일까? 아니면 환경일까?

사실 이 책의 주제 중 하나가 유전과 환경의 동일시이긴 하다.

 

확장된 표현형이 유전자가 환경까지도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확장시킨다.

환경이 유전을 지배하기도 하지만, 유전이 환경을 지배하기도 하는 확장된 표현형.

 

어디까지가 확장된 표현형이고 어디까지가 아닌지를 고민하다 보면 끝이 없다.

밈(meme) 또한 확장된 표현형이다.

우리가 우주에서 생명체를 발견하고 그들에 영향을 끼치게 되면 그 또한 확장된 표현형이 될 수 있다.

 

물론,

나는 다윈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자연선택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고작 책 한 권 읽고 이런 확장사고를 하는 것도 웃기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책을 읽으면서도 여러 가지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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