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안티프래질 (Antifragile)

눈써비 2024. 9. 2. 21:07

제목이 원래 지구상에 존재하는 단어는 아닌가보다.

이런 개념에 대해서 작가께서 말씀해주신다.

 

부록 포함 750, 부록 빼고 650 페이지라는 거대한 분량으로,

읽는 동안 계속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책.

 

보통 코스모스나 총균쇠 처럼 이런 무식한 책들은 왠만해서 지하철로 가져가지 않았는데,

이번 책은 지하철에서도 읽어보았다. 큰 차이 없어 보이지만 가방이 무거워서 허리가 휠뻔.

(노트북,텀블러,책 세 가지 조합이 생각보다 무겁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행운에 속지마라를 읽을 때는 그저 그런 느낌이었는데,

블랙스완을 읽으면서 계속 대화를 해보고 싶었고,

안티프래질을 읽으면 점점 더 빠져든다.

 

물론 이 분 입장에서 나같은 놈과는 수준이 맞지 않아서 대화가 안되겠다만.

 

어쨋든 토론을 부르는 책이다.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지고 이 책을 읽은 사람들과 다양한 의견을 교환해보고 싶어진다.

 

안티프래질의 개념을 간단하게 내가 적용했던 방식으로 해보자면,

 

1. 절대(는 없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로 우리 회사 직원은 5명을 넘기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내 성격상 중간에 타협이 될거라 어쨋든 최소 규모로 내가 제어 가능한 수준. 많아야 8명)

제어권 이슈도 있지만, 당연히 큰 위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

 

2. 모든 운동은 다양한 방식을 사용해보되, 단련이 중요하다.

1) 다양한 방식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하는 운동들은 해당 운동의 기능성 발전보다는 해당 운동내에서 다양한 방식을 추구한다.

수영으로 치면, 스컬링 로터리킥 및 호텔 수영 등 보통 생각하는 4대 영법이 아닌 희안한? 짓.

골프로 치면, 웨지로 공 떠 올리고 튕기기 등등

달리기로 치면, 풀코스 (41.195m) 마라톤 완주를 원하면서도 다양한 달리기 기법 도전.

2)단련

부상을 당하기 직전과 근육(혹은 기능)이 발달하는 것은 미세한 차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회복을 통해서 꾸준하게 단련을 하면 어느정도 나이가 먹어도 근육이 발달한다 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미세한 부상을 당할 정도로 몰아붙여 봐야 내 몸이 단련되는 한계를 알게 된다.

이때 미세한 부상은 짧은 시간 회복하면 되고, 이 부분이 누적되면 긴 시간 회복이 필요하다.

 

작가만큼 통계에 능통하지 않고, 영어도 짧은 지라 완전한 증빙들은 못한다.

 

다만 진화로 치면 멸종한 공룡보다는 오래 살아남는 곤충.

이런 것들이 안티프래질이리라.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프리질리스타에 대한 공격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주장한다.

여기에서 늘 나도 고민하는 대목이 겹친다.

 

나름대로 오너 경영이냐 대리인 경영이냐의 이슈 같은 것인데,

대리인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경영을 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여기서 주장하는 부분은 일반 기업의 ceo라기보다는,

국가기관이거나 은행이 대부분이긴 하다만.

이 사람들이 잘못한 경우에 압박이 필요한 것은 기정 사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몇 가지 책 정리를 해둬본다.

나는 평생 동안 다음과 같이 놀라울 정도로 간단한 경험법칙을 사용해왔다. 돌팔이들은 잠깐은 분명하게 보이지만 나중에는 잊혀지면서 사라지게 되는, 순식간에 떠오르는 방법에 잘 속아 넘어가는 우리의 성향을 이용하면서 우리에게 긍정적인 조언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부자가 되기 위한, 체중을 줄이기 위한, 친구를 만들기 위한, 혁신을 위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근육을 키우기 위한, 남편을 찾기 위한, 고아원을 경영하기 위한 10가지 방법' 처럼 제목에 방법이 들어가 있는 책들을 보라. 실제로는 진화의 과정을 거쳐 선발된 전문가들이 활용하는 부정의 조언들로 가득 차 있다. 체스 선수들은 패하지 않음으로서 이긴다. 사람들은 (특히 다른 사람이 파산할 때) 파산하지 않음으로써 부자가 된다. 종교는 주로 금지령으로 가득 차 있다. 배움이란 우리 인생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한 이야기다. 몇 가지 방법 덕분에 우리는 사고당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465~466쪽

간단한 몇 가지 방법들로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다는 환상.

수정되어 전파되는 지피지기 백전백승 같은 말도 안되는 단어. 실제 손자가 했던 표현은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 : 나도 한문은 몰라서 무지성 복사 붙여넣기.

백전백승 따위는 말이 안된다. 백번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고, 지기가 힘들면 된다. 이기는 것은 운의 영역.

하지말아야할 것들을 피하는 것이 해야할 것을 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네오매니어에 물들지 않은 고등학교 교사나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은 대학의 교수와 대화하는 것이 최신 학술 논문을 읽는 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 내 기억에 남는 철학적 대화는 프랑스 리세(프랑스에서 대학 예비교육을 하는 국립고등학교) 선생님과의 대화였다. 그 선생님은 철학을 좋아했지만 철학 논문을 쓰는 데 관심이 없었다(프랑스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학년에 철학을 가르친다).어떤 분야가 되었든 대화를 나누기에는 아마추어가 가장 낫다. 애호가가 아닌 직업적인 전문가와 지식의 관계는 매춘부와 사랑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511쪽

개발자로서 나도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진정성에 의문이 있다. 아무래도 돈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후학양성에 관심을 가지고, 강의쪽에서도 희열을 느끼지만 결국 이것도 무료 봉사가 아니라 돈을 받는다. 

돈을 받는 매춘부가 돈을 준 사람과 진정한 사랑을 하기도 하겠지만, 매우 드문일이 아닐까

 

비아 네가티바 방식의 전략에 따라 더욱 강해지면 얼마나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
...중략..
내친구 아트 드 베니는 원시 조상들의 생활방식을 추구한다.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기보다 30년이나 젊은 사람보다 훨씬 더 몸이 탄탄해 보인다. 이 친구의 사진과 아랫배가 볼록 나온 억만장자 루퍼트 머독 혹은 워렌 버핏의 사진을 보면 나는 항상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진정한 부는 아무런 걱정 없이 잠을 충분히 자고, 깨끗한 양심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질투심을 갖지 않고, 왕성한 식욕, 강인한 근육, 신체적 에너지를 갖고, 수시로 웃고, 혼자 식사하지 않고, 헬스 센터에는 가지 말고, 육체 노동(혹은 취미)을 적당히 하고, 장 운동이 제대로 되고, 회의실에 들어가지 않고, 주기적으로 경이로움을 느끼는 데에 있다. 그러면 제거적 전략을 충분히 구사해 의원성 질환을 없앨 수 있다.

565쪽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저렇게 살고 싶다.

몸과 마음이 모두 단단한 사람. 즐거운 사람. 유쾌한 사람. 젊은이처럼 도전하는 사람. 

 

아! 그리고 체리피킹

git에 cherry pick 라는 기능이 있는데, 체리피킹의 어원과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것도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git에 적용된 찰떡같은 용어. 확실히 영어권은 부럽다.

 

앞으로도 책이 나올 때 마다 찾아 읽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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